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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송강호 “감독, 쉬운 직업 아냐…편한 자리는 아니구나”

4,218 0 2023.10.06 05:04
영화 속 영화. 감독이 된 송강호. 그리고 예측불가한 전개. ‘난해함’과 ‘신선함’을 넘나드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에서 송강호는 재촬영을 하려는 김열 감독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감독 역할이 쉬운 직업은 아니다. 편해 보이고 배우들만 고생하고 카메라 뒤에만 앉아서 지켜보는 생각이 들었는데 김열처럼 누구도 책임지지 못한 상황에서 창작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일개 배우가 감당할 몫이 아니라는 걸 간접적으로 느꼈다. 편한 자리는 아니구나.”

배우 송강호가 영화 ‘거미집’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1970년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를 설득해,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 영화다.

송강호는 ‘거미집’으로 김지운 감독과 다섯 번째 협업했다. 영화 ‘밀정’ 이후 첫 호흡이라는 그는 “김지운 감독은 워낙 영화적인 장르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를 찍다 보니 설레는 면도 강했다. 촬영에 앞서 영화여행을 한다고 표현했었는데 이번에도 설렘이 있었다. 두렵기도 했다. ‘어떻게 또 사람을 괴롭힐까’라는 생각에”라고 웃으며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설렘이 컸다”고 말했다.

1970년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김열(송강호 분)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꾼다. 딱 이틀간의 추가 촬영을 꿈꾸던 그는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 분)를 설득해 베테랑 배우 이민자(임수정 분), 톱스타 강호세(오정세 분),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정수정 분)까지 불러 모아 촬영을 강행한다. 하지만, 스케줄 꼬인 배우들은 불만투성이다. 설상가상 제작자와 검열 담당자까지 들이닥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거미집’은 재촬영을 하려는 ‘김열’ 감독의 영화 현장과 그가 찍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으로 스토리가 이중 전개된다. 앞서 김지운 감독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 속 김 감독이 하는 이야기들이 제가 실제 하는 이야기들이 몇 개 있고 실제 경험하고 느낀 걸 김 감독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도 있다. ‘놈놈놈’까지는 시나리오가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배우들 입장에서는 제가 혹독한 고생을 시키는 걸로 유명했다. 저는 그게 힘들고 어렵게 찍은 것들이 찍었을 때의 에너지들이 온전히 화면 안에 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최근에 과거에 찍은 작품들을 봤는데, 그때 정말 집요했었구나, 혹독하게 영화를 찍었었구나 싶더라. 오랜만에 본 영화를 통해서 그때의 느낀 감정들, 에너지들이 떠올랐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거미집’에서 ‘김열’ 역을 맡았다. 사진=(주)바른손이앤에이
송강호가 본 ‘김열=김지운 감독’의 싱크로율은 어땠을까. “김지운 감독도 그런 말했지만 ‘거미집’ 마지막 장면을 찍어나갈 때의 김열 모습은 ‘놈놈놈’ 촬영 때에 그런 모습을 한 번 봤다. 중국 사막에서 찍을 때 100일 동안 있었는데 내일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다 찍지는 못하고 다시 찍고 싶은 장면도 있고 시간제한도 있고 열정은 넘치고 광기의 도가니 속에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김지운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전체적인 마음이 아닐까.”

‘거미집’ 재촬영을 위해 여러 과정과 혼돈의 현장을 겪는 김열 감독을 연기한 송강호의 여유 있고 능청스러움이 가득한 연기는 캐릭터를 더 생생하게 그려낸다. 송강호는 특별히 참고한 인물은 없었다. 김지운 감독 참고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오히려 침착하고 조용한 편”이라고 답했다.

극중 김열 감독은 욕망과 열정이 뒤섞인 모습부터 배우들의 성화에도 굴하지 않고 강한 집념이 들어간 한 마디, 한 마디를 뱉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열 감독의 이런 모습에 대해 송강호는 ‘절박함’이라고 표현했다.

“그건 절박함이다. 김열이라는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서 설득을 해서 자기가 원하는 영화로 완성 목적이 있는데 실패로 돌아가면 본인의 야망도 실패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느낄 수 있으니, 그런 절박함에 휩싸인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배우에서 감독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 송강호도 ‘감독 도전’에 대한 생각이 있는지 궁금했다. “종종 받는 질문이다.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다재다능한 능력, 그리고 열정들이 저에게는 없는 것 같다.”

이미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등에게 감독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는 송강호는 “한 20년 전부터 박찬욱, 봉준호가 등을 떠밀었는데 정중히 고사했다”며 웃었다.

이미 개봉 전부터 ‘거미집’은 ‘호불호가 강할 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송강호는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부담이 짓눌리고 그러지는 않는다. 관객들에게 선물이 될만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거미집’이 공포영화인가, 어려운 영화인가. 제목을 보면 난해하기도 하고 선입견을 가질 만 한데 영화적인 영화다. 그런 느낌으로 편안하게 관객들이 선입견을 가시지 마시고 새로운 장편 영화를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손진아 MK스포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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